면접 준비는 예상 질문에 대한 예비 답안을 메머지에 적어놓고 틈이 날 때마다 소리 내어 연습하는 식으로 하였다. 특히 내가 학교의 프로젝트나 공모전, 스타트업을 하면서 발휘한 역량에 대한 사레를 노트에 정리하였다. 정리하는 양식은 STAR(Situation, Task, Action, Result), 즉 당시 사건이 제공한 기회나 위기, 내가 맡은 임무, 문제해결을 위한 나의 행동, 결과 순서로 정리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진행 중 동료와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예상 질문이 있다면 우선 간당명료하게 답을 한 후 내가 과거에 겪었던 비슷한 경험을 STAR 형식에 맞춰 사례를 소개하는 식으로 정리했다.
'과거에 -에서 일할 때 -한 경험이 있었는데, -하게 했더니 잘되었다 또는 잘못되었다. 여기서 내가 배운 점은 -다. 그러므로...' 이런 식이다. 과거의 경험과 연관지어 답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과거의 행동이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에 예시는 강력한 설득의 도구가 된다. 뿐만 아니라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예시, 즉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해적과 같은 영혼으로 해병과 같이 실행하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남들이 정해놓은 규칙과 방법에 얽매이지 말고 창의적인 반항정신으로 도전하기를 바란다. KPMG의 채용부서가 회사 정책상 인턴 자격 조건(비자)를 갖추지 못한 나를 받아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을 때, 나는 그들의 정책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포기할 수도 있었다. 회사의 방침을 존중하는 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규범을 따르기 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 채용부서를 무시하고 회사의 매니저에게 직접 지원서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해적에게는 옳고 그른 방법이란 없다. '다른 방법'만 있을 뿐이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면, 혹은 가겠다고 결심했다면, 남들의 말에 기죽지 말아야 한다. 적어도 무작정 따라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일단 지원해라! 복권도 사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듯 해외취업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어떤 목표를 이루려면 그 목표를 이미 달성했거나 나와 같이 그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곁에 두라.".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적극적으로 본인의 환경을 창조하라는 애기다. 그래야 관련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고, 정신적으로도 더 즐겁고 건강하게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
현재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하자. 세상은 굉장히 넓은 것처럼 보이지만 살다보면 좁아서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도움을 주고받는 일이 허다하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해외취업은 아니었지만 나의 지인이 채용을 코앞에 두고 평판 조회 때문에 고배를 마신 경우를 보았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분명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평소에 내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자세를 취하자.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기를 겁내지 말자.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도 많고, 타인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기관도 많다. 필요할 땐 혼자 앓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자.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들이라면 홍콩의 살인적인 물가 수준을 충분히 감안하여 연봉 협상 시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구직자 입장에서 돈을 가지고 협상하는 게 불편할 수 있다. 채용이 어느 정도 확실시 되면 빨리 서명하고 기나긴 채용 프로세스를 종결시키고 싶은 마음도 들 것이다. 그러나 침착하자. 고용 계약도 엄연한 계약이며, 고용자와 피고용자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계약을 진행하는 법적 관계이기 때문에 회사와 본인을 갑과 을의 관계에 놓고 수동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동등한 위치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고자 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방향을 정했다면, 그 방향으로 최대한 업무 경력을 샇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나는 회사를 다니던 중에 결혼과 해외이주를 결심했고, 해외취업의 방향을 회계 업무 쪽으로 생각했다. 계획을 세운 즉시 주말에 회계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업무 중에 최대한 회계 관련 일을 하겠다고 어필했다. 일을 더하겠다고 자원하는 직원을 싫어하는 상사는 없다. 본인이 흼아하는 방향으로 계속 어필하며, 최대한 자기의 업무 역량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다. 해외에 와서도 과거의 인연들은 계속 이어진다. 언제 어디서 다시 이전에 알던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모른다. 나의 경우에는 지인들을 통해 인터뷰 기회를 얻은 경우가 수차례 있었으며, 다양한 지인들의 도움으로 구직 정보 등도 더 빨리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구직뿐 아니라 해외생활에 정착하는 데도 주변의 네트워크가 필요한 순간들이 많이 찾아온다.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해외 취업의 기회가 왔을 때 남보다 빨리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면접을 진행하고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바로 '나'에 대한 스토리텔링이었다. 언제 그리고 왜 해외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 해외근무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실제로 해외근무를 하게 될 경우 나의 목표와 접근방법에 대해서 잘 포장하는 것이었다.
해외취업을 위한 면접의 한 가지 팁이라면, 장기적인 목표설정과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 부분을 미리 정리해 놓는 것이다.
스타브 잡스의 스탠퍼드 졸업식 축사의 내용 중 'connecting the dots'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실행했을 당시에는 보잘것 없는 일이라고 여겨질지라도 어느 순간 보면 작은 행위들이 상호 연결되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다.
첫 직장에서부터 해외근무를 하고 싶어서 동료들에게 표현했던 일, 재직 동안에도 끊임없이 관심 있는 회사 채용공고를 확인하고 지원했던 일, 짧은 시간 동안 여러번 이직했던 일, 고민 끝에 MBA를 진학했던 일, 회사 일정에 없던 영국 출장을 만들어가서 갔던 일 등 당시에는 연결되지 않는 일들이었짐나 지나고 보니 여러가지 노력들이 밑거름이 되어 바라던 해외취업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해외취업을 생각하거나 준비 중인 사람들도 자신이 고나심을 가진 분야에서 여러 활동들을 하고 기본적인 조건을 준비하면 분명히 좋은 기회가 올 거싱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준비하고 있는 분야와 관련된 취미도 좋고, 남들은 이상하다고 여기지만 본인만의 장점이 되는 일들도 좋고, 잦은 이직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경험들이 모여 작게는 자신의 스토리텔링의 소재가 될 수 있고, 크게는 원하는 해외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먼저 나에게 "어디에 이런 자리가 있는데 한번 일해보지 않을래?"라고 물어보기를 기다렸다면 아마 나는 아직도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가만히 기다리기보다는 짧은 메일 하나라도 먼저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꿈을 찾아나서는 사람에게 당연히 기회가 먼저 온다는 조언을 잘 새기고 실천한다면 언젠가는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업무 이슈가 생길 때마다 해외 동료들과 가급적 많이 부딪히려고 노력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 해외에 노출되는 기회를 많이 만들었고 한국 관련 문제가 생길 때마다 글로벌 동료들이 나를 먼저 찾게 되었다. 예를 들어 내 업무 영역이 아닌데도 한국 업무에 대해 문의해오면 나는 적극적으로 내 시간을 할애해가며 그 동료가 일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통역을 포함해 각종 도움을 주었다. 또한 글로벌 동료들이 한국 오피스를 방문할 때마다 업무 후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서 서울 이곳저곳을 안내해주기도 하였다.
'아웃스탱딩'이라는 온라인 매체에서 '트레바리'를 서비스하는 윤수영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남들이 필요로 하되, 남들이 못하는 걸 하거나 남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하는 것이 이 시대의 생존 방식이다" 정도의 논조였는데, 이 의견에 동의한다. 나와 같은 '평범한 제너럴리스트'는 남들이 못한느 걸 할 수는 없으니 남이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나에게는 인도네시아 취업이었다.
절대로 나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에서 영어를 쓰면서 IT경험을 쌓은 한국인이 드물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 법칙은 인도네시아 취업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